내 의문에 말꼬리를 흐리던 녀석은 자신이 가진 직감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해주었다.
일반적으로 해당 능력이 발휘되는 건 마지막 분기점이라든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순간에서야 그 직감이 발휘된다는 듯하다.
“그럼 일단 할 걸 하면서 기다려봐야겠군.”
“죄송합니다.”
“죄송하기는. 아무튼, 나중에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면 다 제쳐두고서 날 찾아와라. 알겠나?”
“예,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또다시 빠르게 흘렀다.
***
고블린과의 대화 이후, 나는 지침을 정했다.
[반년 안에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면 큰 곤경에 처하게 될 걸세.]
연구소장의 말이 사실이라고 한들, 일단은 내 방식대로 해나가자고.
그도 그럴 게, 소장도 말하지 않았던가?
[틀린 추측은 아닐세. 자격을 증명하는 이가 나타난다면, 자격을 부여하는 게 내 의무이기도 하니까.]
만약 그 전에 자력으로 자격을 얻을 수만 있다면, 소장의 말이 사실이라 해도 문제가 사라진다.
찝찝하기만 한 거래를 할 이유가 없어진달까.
따라서 이후 내가 한 일들은 간단했다.
“사령관님! 납치당했던 그 방에서 이걸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물론이고 계속 조사를 해나갔다.
숨겨진 방 안에서 얻은 단서를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나아갔고, 거기서도 수색 끝에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냈다.
그 과정에서 처음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 발견한 기계 늑대를 레이드하기도 했으며, 단서가 끊기며 진행이 막혔을 때는 아예 사원 바깥으로 나가서 외부 수색까지 진행하며 무지개섬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얻어나갔다.
또한, 그와 동시에.
“저기요! 방금 실수하셨어요. 방금 마석으로 변환된 마물. 일반 드레이크가 아니라, 레드 드레이크예요.”
“아, 그렇습니까?”
“네. 마석에 이름표를 잘 붙여놔야 추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니까 집중 좀 부탁할게요. 조금이라도 헷갈리면 바로 저한테 물어보시고요.”
탐사는 탐사대로 하면서 지하 공장에도 상당한 인력을 배치했다.
일종의 보험이었다.
한 우물만 파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플랜 B를 통해 패가망신을 면하는 일도 있으니까.
언젠가 소장이 경고한 그놈이 정말로 나타나 이곳에서 쫒겨나듯 도망쳐야 한다고 해도, 그 전에 필요한 정수만 챙겨뒀다면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
‘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당장은 레일을 돌리며 마석에 이름표만 붙이고 있는 중이고, 사냥은 때가 되면 모든 단원들을 모아 한 번에 할 계획이었는데…….
하루, 이틀, 사흘.
그렇게 쉴 새 없이 바쁘게 보낸 하루하루가 모여 한 달, 두 달, 세 달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탐사도 제대로 막혔겠다, 슬슬 시작해볼까.’
무지개섬 탐사를 멈추고 연구소로 복귀했다.
그리고 지하 공장으로 모든 대원들을 집결시킨 뒤 장치에 마석들을 집어넣었다.
달그락.
첫 번째 장치에는 스킬이 구린 대신 깡스탯 하나는 엄청나던 3등급 몬스터, 아르벳의 마석을 넣어 베이스를 잡아주고.
달그락.
두 번째 장치에는 패시브는 좋지만 나머지가 구려서 방패바바 육성법에 넣지 못한 4등급 몬스터, 우움달의 마석으로 양념을 해줬다.
그리고…….
롤배팅.
액티브에 해당하는 세 번째 장치엔 [거대화]를 가진 오크 히어로의 마석을 집어넣어 깔끔하게 마무리.
“얀델 씨. 아까도 말했지만, 이 조합으로는 총 스물한 번 가능해요.”
“알고 있다.”
제발 나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