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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변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까, 각하? 혹여 겉모습이나 알맹이가 달라진다 해도 그 몸에 흐르는 더러운 피는, 각인된 유전자는 바꿀 수 없는 법이지요.’
‘나는 스타실시간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규정하는가.’
‘무엇을 해내는지가 나를 규정한다면, 나는 기꺼이 나의 소 명을 스스로 결정하겠다.’
···라이언에, 파이톤 사제에, 클라이브에 반쯤 빙의한 채로 녹 음했던 텍스트가 여전히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기분 속.
‘그런 걸 고등학생이 써낼 수 있을 리가.’
말도 안 되는 일이지.
단호하게 결론을 내린 롤랜드가 다시 한 번 메시지 카드를 읽어 내려갔다.
[롤랜드 블랙우드 님께,
일찍이 <듄>의 20주년 에디션 오디오북을 들었을 때부터 저는 당신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모든 캐릭터에 놀라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배우님의 목소리 는 그 자체로 하나의 마법과 같았으니까요.
(···중략···)
이제 제 작품 <캐슬>이 당신의 목소리로 재탄생한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제게는 무한한 영광입니다.
배우 롤랜드 블랙우드의 목소리가 제가 만들어낸 세계와 인 물들을 살아 숨쉬게, 한결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을 기대하며.
배우님의 기여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당신의 진실한 팬, Egon K.]
내용을 다시금 눈으로 읽는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깃 들었다.
*
봄날의 오후를 만끽하며 클럽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평일 오 후.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
새어머니와 대화를 나눈 뒤로 떠올려본, <토끼 남작> 3권의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봐야지 싶어 책상 앞에 앉으려던 그때.
“···와.”
나는 미스터 케빈이 보내온 보고자료를 보고 잠시 입을 다물 지 못했다.
‘누적 75만 부를··· 벌써 넘겼다고?’
스타실시간 고작 1달이 된 시점이 아닌가.
앞선 두 개의 전작들은 이쯤 판매 부수가 10만 부에 한참 못 미쳤음을 떠올려보면···. |